
지난 5월, 멋사 아이디어톤에 참여하며 약 한 달간 서비스를 기획하고 발표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문제를 정의하고, 사용자 관점에서 솔루션을 고민하고, 실제 사업 모델까지 설계해보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저희 팀이 선택한 주제는 농촌 빈집 문제였습니다.
이번 학기에 듣고 있는 교양인 "테크포임팩트" 수업에서도 '기술로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아이디어톤과 유사한 문제의식과 목적을 가진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그 수업에서 "다로리인"이라는 사회적 기업과 협력하며, 경북 청도의 인구 소멸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본 바가 있습니다. 아이디어톤을 접근할 때 처음에는 2030대로서 주변에서 쉽게 찾고 공감할 수 있는 문제를 다루고 싶었으나, 주어진 기간 내에 깊이 있게 제출하려면 어느정도 데이터베이스가 있는 지역소멸 문제를 다루는게 좋을 것 같아 이 주제를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제가 문제의식을 가지는 주제들은 또래들간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주제라 차별점을 가지려면 지역소멸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AI 기술을 어디에 적용할 수 있을지부터 고민했습니다. 단순히 "AI를 사용한다"는 것보다 AI가 아니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무엇인지 찾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스스로 진짜 하고 싶은 서비스를 구상한 후, AI로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보며 주제에 맞추어 갔으면 더 괜찮은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0 동시에 평소에도 일상 속 페인포인트, 그리고 기획하고 싶은 서비스를 충분히 고민해보아야 좋은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촌캉스, 워케이션, 농촌 체험과 같은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수요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촌에는 여전히 수많은 빈집이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자료를 조사하며 농어촌 지역에는 재생 가능한 빈집이 다수 존재하지만, 투자 부족과 행정적 문제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문제는 "빈집이 부족한 것"일까요?
저희는 조금 다른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문제는 공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이야기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수요와 공급이 만나지 못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기존 빈집 플랫폼이나 부동산 서비스는 대부분 사진, 위치, 가격 같은 정보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농촌을 방문하는 이유는 단순히 숙소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사람들이 농촌을 방문하는 이유는 단순 관광이라기보다 "다른 삶의 방식"과 "지역과의 관계"를 경험하고 싶어한다는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반면 빈집 소유자들은 대부분 고령층이거나 상속받은 외지인들이었고, 어떤 매력을 소개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온라인 업로드가 어렵고, 공간의 스토리를 전달할 방법이 부족했습니다.
결국 문제를
"빈집이 없다"가 아니라
"농촌의 가치와 이야기가 도시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라고 정의하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희가 제안한 서비스가 Village 101입니다.
Village 101은 AI를 활용해 농촌의 공간에 담긴 추억과 이야기를 수집하고, 이를 도시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하는 플랫폼입니다.
예를 들어 어르신이
"우리 집은 산 밑 동네라 바람이 잘 들어와"
라고 이야기하면,
AI는 이를
"사계절 내내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는 남향 한옥"
과 같은 스토리로 재구성합니다.
이를 위해 STT로 받은 텍스트본을 도시민의 언어로 해석할 AI을 gemini gem으로 설계했습니다.
https://gemini.google.com/gem/1d3ivDgq6QytMI7ZP65ZbWUgjsXYwRkfi?usp=sharing

특히 단순 정보 수집이 아니라 풍경, 계절 변화, 소리, 생활 방식과 같은 감각적 정보를 끌어내고, 어르신들이 편하게 말을 걸 수 있는 "AI 인터뷰어" 식의 챗봇 구조를 설계했던 부분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이 부분 프롬프팅에서 개발 분들의 도움을 조금 더 받았다면 더욱 괜찮은 AI 챗봇이 나왔을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서비스를 발전시키면서 또 하나 고민했던 부분은 "어떻게 빈집을 실제로 재생시킬 것인가"였습니다.
초기에는 숙소 예약 플랫폼 형태를 생각했지만, 농촌 빈집은 리모델링 자체에 큰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한계를 발견했습니다. 더불어 초기에 생각했던 모델인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빈집 재생 프로젝트"를 활용해, 지자체를 상대로 B2G2C 사업 모델은 리모델링 공사가 지연되어 2024년에 시작한 사업이 아직 지지부진하다는 점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기획 디자인 세션에서 피드백받았던 크라우드 펀딩 방식의 빈집 재생 모델을 제안했습니다.
사용자는 빈집 스토리를 보고 후원하고, 단계적으로 빈집 재생 과정에 함께하게 됩니다. "최소 정주 인프라 구축 >생활 공간 조성 >체험 프로그램 개발 > 정식 숙소 운영"으로 단계를 나누어, 단계적으로 후원자들에게 보상을 주는 식으로 진행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통해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지역 재생에 참여하는 서포터를 만드는 구조를 구상했으며, 리모델링 공사가 길어지더라도 후원자들이 지속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할 유인이 됩니다.
이번 아이디어톤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좋은 아이디어보다 좋은 문제 정의가 먼저라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농촌 빈집 문제를 해결하자" 정도의 막연한 생각에서 출발했지만, 사용자의 페인을 확실하게 해결하는 뾰족한 문제정의를 위해서는 거듭해서 더욱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공간의 이야기가 전달되지 않는다"는 진짜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디어 톤에서 배운 문제정의 구조로 다음 대회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또한 AI를 단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서로 다른 맥락을 연결하는 번역자 역할로 바라보게 된 것도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AI 리터러시의 의미는 단순히 AI를 업무 보조 도구로 의존하기보다는, AI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다각도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아쉬움은 실제 사용자 검증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저희는 농촌 빈집 소유자와 도시 수요자를 가정하고 서비스를 설계했지만, 실제 인터뷰를 많이 진행하지는 못했습니다. 만약 더 많은 시간이 있었다면 인터뷰를 통해 문제 정의 자체를 더욱 날카롭게 다듬고 싶습니다.
STT 시스템의 기술적 구현 방식 역시 더 구체적으로 설계하지 못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진행된 프로젝트였지만, 이번 아이디어톤은 저에게 "AI를 어디에 적용할 것인가"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를 먼저 고민하게 만든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사회 문제와 기술, 그리고 지역 재생을 연결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고, 앞으로도 단순히 기능을 만드는 것을 넘어 실제 사람들의 삶에 작은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해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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